사회성 결여가 주는 불안함과 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어려서부터 한가지 일을 꾸준히 하지 못했던 나는 가족들에게 가장 많은 잔소리를 들었어야만 했고 무작정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꾸준히 다닐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만 느꼈다. 하지만 정말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나의 20대와 30대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직업의 귀천이라는 것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어떤 일이든 직업이 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는 일도 더욱 더 다양하게 갈릴수 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오래전 부모님의 세대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확실히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아직까지도 글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고 이 글 쓰는 행위가 돈이 될지 되지 않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두서없는 글과 정립되지 않은 장르는 하루아침에 누군가에게 선택받아 이 글들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글이 내가 나중에라도 죽고난 뒤 100년, 2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발견될 수라도 있으면 그 오랜 기간동안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거나 우울할 때 읽어서 공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당장 수익이 나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그건 바라지도 않고 나중에라도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서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말 한마디면 나는 사실 충분할 것 같다. 뭐,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성 결여가 나에게 가져다준 것은 글을 쓰는 행위이다.
사회성 결여로 인해 사람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그 가까운 관계에서 서로를 때때로 무시하거나 강압하거나 부담주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매 순간 감정이 날카로운 나로서는 그것을 매번 다르게 감당해낼 수가 없다. 그럴 자신도 없다. 너무 친해져서 그런거다라는 말과 아직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거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참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게 사회성 부족이나 결여로도 이어지는거라고도 생각하긴 하지만 정말 실질적으로 사회성 결여는 업무적인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적은 월급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발휘해야하는 열정페이도 사실 나에ㅔ게는 가장 큰 불안함이기도 했다. 휴식 없이 무언가 끊임없이 기계처럼 9시간 중 1시간 점심시간을 쓰지만 그것또한 바쁘고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2-30분만에 대충 해결하고 다시 업무에 뛰어들어야하는 그 각박하고도 미친사람처럼 일에 홀려 일하는 사람들을 나는 아직까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부분에서 너무나도 가치관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둔거기도 하다. 주어진 업무량이 100개라면 어찌됐던 나에게 할당된 9시간 안에 해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시간이 부족하면 점심을 먹지 않거나 대충 떼우면 되는 일이고 업무를 다 끝내놓았다면 여유롭게 일을 마치고 휴식을 가지면서 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벌리지도 않은 일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또 어디선가 나타난다. 그리고 누군가가 부탁하는 것도 계속해서 거절할 수 없어 들어줘야만 한다. 사실 본인이 가도 크게 문제될 일은 없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퇴사자니까 저 사람한테 다 시켜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고싶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그렇게 악착같이 노예처럼 일하는 모습을 보면 부정적인 의미로 참 대단하다싶다. 이전 직장에서 너무 힘들어서 이번 직장이 너무나도 편하고 잘 맞는다고는 하지만 그건 시니어(경력자)의 입장인거고 나같은 애매한 경력만 있는 주니어(신입)들은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는 수준의 업무량이었다. 그렇다고 돈을 더 준다거나 보상을 해준다거나 하는 것도 없다. 심지어 경비 정산하는 방식도 구닥다리로 하고있었다.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회사구나라는 걸 느꼈다.
이런 불만이 지금도 이렇게 가득 쌓여있는데 실제로 회사를 다닐 때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을까. 팀원이랍시고 거절은 못하고 하라는대로 다 하고 원하는대로 요청하는대로 다 해왔고 해냈지만 결국 돌아오는 말은 기대치에 충족을 하지 못했다. 안타깝다. 우리 팀과는 맞지 않으니 다른 팀으로 가서 업무를 해라라는 등의 전배명령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살아야 사회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사회성 결여가 맞다. 아니 확실하다.